루비 캔드릭 선교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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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신해영 댓글 0건 조회 2,865회 작성일 17-03-07 00:00본문
순교한 여 선교사 루비 켄드릭의 편지
24세 젊은 나이로 조선에 와서 불과 8개월 만에 순교한 루비 켄드릭(Ruby R. Kendrick, 1883~1908) 선교사. 그녀는 "만일 나에게 천개의 생명이 있다면 모두 조선을 위해 바치고 싶습니다."라고 말했답니다. 그녀가 죽기 전 부모님께 보낸 한통의 편지는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습니다.
“사랑하는 아버지 어머니!”
이곳 조선 땅에 오기 전 집 뜰에 심었던 꽃들이 활짝 피어났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하루 종일 집 생각만 했습니다. 욕심쟁이 수지가 그 씨앗을 받아 동네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니 너무나 대견스럽군요. 아마 내년 봄이 되면 온통 우리 동네는 내가심은 노란 꽃으로 덮여있겠군요.
아버지 어머니, 이 곳 조선 땅은 참으로 아름다운 곳입니다. 모두들 하나님을 닮은 사람들 같습니다. 선한 마음과 복음에 대한 열정으로 보아, 아마 몇 십 년이 지나면 이곳은 예수님의 사랑이 넘치는 곳이 될 것 같습니다.
저는 복음을 듣기 위해 20km를 맨발로 걸어오는 어린 아이들을 보았을 때 그들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 때문에 오히려 위로를 받습니다. 그러나 한편에서는 탄압이 점점 심해지고 있습니다. 그저께는 예수님을 영접한지 일주일도 안 되는 서너 명이 끌려가 순교했고, 토마스 선교사와 제임스 선교사도 순교했습니다.
선교본부에서도 철수하라는 지시가 있었지만 대부분의 선교사들은 그들이 전도한 조선인들과 아직도 숨어서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. 그들은 모두 순교를 할 작정인가 봅니다.
오늘 밤은 유난히도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. 외국인을 죽이고 기독교를 증오한다는 소문 때문에 부두에서 저를 끝까지 말리셨던 어머니의 얼굴이 자꾸 제 눈앞에 어립니다. 아버지 어머니, 어쩌면 이 편지가 마지막 일 수도 있습니다. 제가 이곳에 오기 전, 뒤뜰에 심었던 한 알의 씨앗으로 이제 내년이면 온 동네가 꽃으로 가득하겠지요. 그리고 또 다른 씨앗을 만들어 내겠지요.
저는 이곳에서 작은 씨앗이 되기로 결심했습니다. 제가 씨앗이 되어 이 땅에 묻히게 되었을 때 아마 하나님의 시간이 되면, 조선 땅에는 많은 꽃들이 피고, 그들도 여러 나라에서 씨앗이 될 것입니다.저는 이 땅에 저의 심장을 묻겠습니다. 바로 이것은 조선을 향하는 저의 열정이 아니라, 조선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이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.
“어머니 아버지 사랑합니다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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